“하루하루를 쌓아 좋은 감자를 길러요” - 박상봉 농부님



청년농부. 뉴스 등에서 가끔 보이고 들리지만, 우리의 일상과는 멀어보이는 단어. 에디터도 인터뷰 전엔 그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인터뷰를 마쳤을 때 ‘젊은 농부’라는 말만 듣고 어림짐작한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올곧이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에서 박상영 농부는 ‘10년 넘게 농사를 지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웃었다. 그러나 감자빵의 맛을 책임지는 감자를 길러내고,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에디터는 ‘차분한 열정’의 전문가를 보았다. 농사를 계속할 수 있는 이유를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답했다. “99%의 운이 필요하지만, 1%의 노력을 제대로 다하면 배신하지 않는다”고.




Q. 농부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감자 농사한 지는 한 3~4년 정도 됐고, 그 이전에도 농사를 지었어요. 2013년에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까 이제 한… 10년 좀 넘었네요, 네.


Q. 감자 농사를 짓는 과정이 궁금해요. 지금은 어떤 단계인가요?

A. 보통 3월부터 거름하고 비료도 주고, 살충제도 치면서 밭을 갈고 농사를 준비해요. 지금은 감자들을 다 심어놓은 상태고요. 이제는 쭉 관리해야 하는 단계죠. 풀도 매고, 병충해에 걸리지 않게 약도 치면서요. 


Q. 감자도 여러 종자가 많다고 들었어요. 농부님은 어떤 종자를 주로 재배하세요?

A. 저는 주로 설봉하고 두백이라는 품종을 재배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속이 하얀 감자죠. 거기에 겉은 빨갛고 속이 샛노란 로즈라는 품종도 재배하고 있어요.


Q. 감자를 재배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세요?

A. 원래는 곤드레 농사를 오래 지었어요. 그런 와중에 6~7년 전 청년 농업단체에서 감자밭 이미소 대표를 알게 됐죠. 3~4년 후에는 곤드레 농사가 하향세여서 어떤 작물을 재배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 대표가 감자를 재배해달라고 했어요. 그 때가 감자 재배를 시작하기에는 조금 늦은 시기였는데도 그런 제안을 해 줘서 고마웠고, 저도 흔쾌히 알겠다고 했죠. 


Q. 다른 작물을 재배하시다가 감자로 분야를 바꾸셨을 때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A. 어우, 우여곡절 되게 많았어요. 이제는 감자 농사 지은지 한 3~4년 돼서 좀 익숙해졌지만, 처음엔 정말 힘들더라고요. 사실 감자가 날씨에 굉장히 민감한 작물이에요. 비가 좀 많이 온다 싶으면 썩어버리고, 평소보다 좀 뜨겁다 싶으면 수확량이 확 줄어들거든요.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배우는 시간이 길었어요. 




Q. 이전에는 곤드레 농사를 지었다고 말씀 주셨는데요. 농업을 하시게 된 전반적인 이야기가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토마토, 고추, 감자 등 다양하게 재배하셔서 농사가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밭에 가실 때마다 따라가서 트랙터 타고 놀면 참 재밌었어요. 공부는 별로 안 했지만요(웃음). 중고등학생 때는 동네에서 처음으로 비닐하우스도 하실 정도로 규모도 커졌어요. 토마토 10kg 한 박스에 6~7만 원이었는데, 하루에 100박스 단위로 팔렸죠. 그래서 막연하게 나중에 농사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만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아버지가 농사를 계속하시기 어려운 때가 됐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정말로 내가 농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 이왕 할 거 제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농수산대학교에서 공부하고, 졸업 후 농사를 시작했어요. 그때가 2013년이었으니까, 올해로 11년 됐네요.


Q. 농부님 하루 일과는 보통 어떻게 되시나요?

A. 1년 내내 똑같은 건 아니지만, 보통 새벽 4시 반에 일어나요. 밭에 나갈 준비를 하면 5시쯤 되죠. 그 다음엔 비닐하우스 환기도 시키고, 밭에 가서 작물들이 문제 없이 자라는지 확인해요. 풀을 매기도 하고, 필요하면 제초제도 치죠. 조만간 고추 말뚝도 박고, 감자밭에 약도 칠 계획이에요.


Q. 1년 중 제일 바쁠 때는 보통 언제인가요? 어떤 일이 제일 바쁘신지도 궁금해요.

요즘은 날씨가 오락가락해서, 시도 때도 없이 바쁜 것 같아요(웃음). 오늘 비가 많이 오고, 내일 그친다 해도 바로 밭에 들어갈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흙이 물을 머금어서 딱딱해지거든요. 그래서 무거운 농기계로 밭에 들어가려 하면 오도가도 못해요. 결국 땅을 잘 말리는 게 중요한데, 올봄은 사흘에 한 번꼴로 비가 와서 큰일이죠. 이렇게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스트레스 받을 때가 있어요. 마음이 바쁜 거죠.


Q. 말씀하신 것처럼 농사는 변수가 워낙 많은데, 스트레스 관리나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하시나요?

A. 요즘은 목욕탕을 가는 편이에요. 예전에는 ‘비가 그치면 어떻게 해야겠다’, ‘앞으로 해야 할 건 뭘까’ 같은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농사는 그렇게 계획한다고 해서 뜻대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고,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정리해요. 그게 저한테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Q. 감자밭 브랜드와는 보통 어떤 방식으로 일하시나요?

A. 보통 매년 겨울에 계약을 맺어요. 설 연휴 전에 어떤 종자를 어디에 심고, 얼마나 생산할지 미리 정하는 거죠. 이후에도 감자밭 직원분들이 주기적으로 와서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도 해 주세요. 그러다 가을이 되면 제가 감자들을 수확해서 감자밭에 보내는 거죠. 


Q. 감자밭과 함께 일하면서 이전과 달라지신 게 있을까요?

A. 달라진 게 많죠. 곤드레는 봄에 수확해서 돈이 되는데, 감자는 겨울에 시작해서 가을에 돈을 받으니까 패턴이 아예 다르거든요. 그래서 감자 농사 첫 해가 특히 힘들었는데, 감자밭 측에서 배려를 많이 해 주셨어요. 수확 후에 받을 돈을 미리 정산해주시기도 하고, 운반비도 부담해 주셨어요. 농부 입장을 고려해주는 게 고마웠고, 도움이 진짜 많이 됐죠. 


Q.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작년에 비가 많이 와서 감자 수확량이 줄어들고, 품질도 나빠졌던 때가 있었어요. 걱정이 많았는데, 감자밭 쪽에서 아무 말 없이 감자들을 사주시더라고요. “이미 계약한 물량이니까 구매하는 게 맞다"고 말해줘서 되게 고마웠어요. 보통은 감자 시세에 따라서 업체 태도가 달라지거든요. 감자값이 내려가면 값을 깎거나 품질을 더 깐깐하게 보고, 반대로 비싸지면 작은 것까지 다 달라고 하는 식으로요. 감자밭은 그런 게 전혀 없어요. 덕분에 저도 오롯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죠. 


감자밭은 농부들과 서로 믿고 일하는 관계를 만들려 노력하는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변동성이 큰 농사의 특성을 이해하고, 종잣값 같은 비용도 많이 배려해주거든요. 그런 점에서 농가 소득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Q. 판로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됐을 것 같아요.

A. 엄청 됐죠(웃음). 처음 농사지을 때는 고추를 길러서 동네 가락시장에서 팔았는데, 2년 차에 아주 쫄딱 망했어요. 농사 접을 생각까지 했을 정도로요. 마침 곤드레가 기르기 쉽고, 가격도 괜찮게 받는다는 얘기를 들어서 곤드레를 재배하기 시작했죠. 그러다 곤드레 붐이 일면서 사방에서 주문이 들어왔어요. 지인 덕분에 CJ 비비고에 곤드레밥을 납품하는 업체와도 연결돼서, 장사가 잘 됐죠. 


판로 고민을 하게 된 건 코로나19 때였어요. 인건비는 올라가는데, 납품 가격은 그대로였거든요. 마지막 납품할 때는 손해까지 볼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아졌죠. 결국 곤드레 농사를 그만두고 힘겹게 배추 농사로 버텼지만, 내년엔 어떤 작물을 키워야 할지 계속 걱정되더라고요. 문득 감자빵이 떠오르더니, 감자를 재배해서 공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미소 대표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논의 끝에 감자를 공급하게 됐죠. 



Q. 농사는 시간과 정성을 1년 내내 들여서 하는 일 같아요. 10년 넘게 꾸준히 농사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A. 솔직히 말씀드리면, 돈이 되니까요(웃음). 사실 저도 많이 힘들 때가 여러 번 있었어요. 그럴 때 아버지께서 해주신 말로 버틴 것 같아요. 올해 농사 망쳤다고 내년에 안 지을거냐. 너한테는 땅도 있고, 작물 기를 수 있는 기반도 있으니까 복구할 수 있지 않냐. 그렇게 말씀해주시니까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농사로 우리 집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힘이 됐어요. 제가 20대 때 가족이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는데, 회사 월급만으로 갚을 수 있는 정도가 아니더라고요. 언제 갚나 싶었던 빚을 농사 지으면서 해결했어요. 그렇게 잘 해낸 경험 덕분에 ‘내가 열심히 하면 잘 될 수 있다, 집에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죠.


저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어요. 농사 지으면서 창고도 짓고, 트랙터도 두 대 사면서 천천히 기반을 쌓았죠. 그런 경험이 있으니까 ‘내년에도 해낼 수 있겠다’는 믿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근거 있는 자신감인 거죠. 요즘은 주변에 일 잘하는 청년 농부분들도 많아서, 나도 저렇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극도 받아요. 


Q. 농부님에게 ‘농사’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1%의 노력과 99%의 운으로 하는 일이지만, 최선을 다하면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게 농사 같아요. 작물을 기르다 보면 ‘농사는 하늘이 하는 일’이라는 말에 공감하게 돼요. 날씨나 시세처럼, 제 힘으로 할 수 없는 게 정말 많거든요. 하지만 비닐하우스나 농기계처럼, 그런 환경을 조금이나마 극복할 수 있는 도구들도 있죠.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그만큼 돌아오는 게 농사라고 생각해요."



Q. 농부님이 지으시는 감자만의 매력, ‘이런 건 정말 내가 잘 하고 있다’고 느끼는 노하우가 있을까요?

A. 제가 아직 11년 정도밖에 안 돼서 많이 부족하지만, 보다 건강하게 감자를 기르는 방법은 찾은 것 같아요. 저는 감자를 쪼개서 밭에 심는데요. 이렇게 해서 햇빛에 오래 말리면 싹이 더 잘 올라오고, 병충해도 예방되더라고요. 우연히 발견한 저만의 방법입니다(웃음). 






| 감자빵을 만날 고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농약 걱정을 너무 안 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요즘은 PLS(농약허용기준 강화제도)가 적용돼서, 기준보다 농약이 많이 검출되면 수확을 못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농부들도 더 꼼꼼하게 작물을 관리해요. 사용하는 농약도 덜 독하고 휘발되게 만들어지고요.

이렇게 안전하게 지은 감자로 감자빵을 만들고 있으니, 안심하고 드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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